“엄마, 우리 학교 근처에 발전소 생긴대. 그거 무서운 거야?” 동탄에서 자라는 아이가 한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탄 반월동에 사는 엄마입니다. 요즘 들어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아이 유치원 앞 놀이터에서 뛰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그 아이가 몇 년 뒤 다닐 초등학교 옆에 발전소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 발전소, 학교에서 80m밖에 떨어지지 않았대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이건 우리 동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가 있는 모든 가정이 겪을 수도 있는 문제예요.
아이를 둔 부모로서 느끼는, 작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걱정들
아침에 아이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다주며, 문득 고개를 들어 그 부지 쪽을 봤어요.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머릿속에 자꾸 그려지는 거예요. 굴뚝, 소음, 공사 차량들… 그리고 그 사이로 조그맣게 걸어가는 우리 아이의 모습.
아직 미세먼지 경보만 울려도 마스크 챙기느라 전쟁인데, 거기서 매일 유해가스가 나온다고요?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초미세먼지(PM2.5)... 솔직히 말해서 저도 다 알진 못해요. 하지만 ‘어린이 호흡기에 해롭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무섭습니다.
무서운 건 또 있어요. 공청회도 없이, 설명회도 없이 조용히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 주민 의견은 듣지도 않고 이미 속도내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뭔가 털썩 주저앉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건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 공동체가 흔들리는 문제이기도 해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맘카페에서, 주민들끼리 이런 얘기를 계속 나누다 보면 괜히 사람들 사이도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이건 단순한 부지 선정의 문제가 아니에요
결국 이 문제는 ‘효율’이냐 ‘사람이 사는 동네’냐의 싸움이 아닌가 싶어요. 그냥 “멀쩡한 부지 많은데 왜 하필 여기냐”는 의문이 안 지워져요. 특히 초등학교와 80m 거리라는 건, 정말 선을 넘은 계획 아닌가요?
에너지 시설이 필요하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정말로 지역의 일상과 건강을 지키는 것까지 고려됐다면, 이런 부지 선택은 절대 나올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침묵이 아닙니다
며칠 전이었어요. 저녁 무렵, 단지 앞 벤치에서 이웃 엄마들과 이런 얘길 나눴어요.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일찍부터 세상의 무서운 것들과 마주쳐야 할까?” 그 말이 너무 아프게 와닿았어요.
어떤 분은 아이가 발전소 얘길 듣고 “학교에 가기 무섭다”고 울었다고 했고요. 또 다른 엄마는 “아이 몰래 전학이라도 보내야 하나 고민 중”이라더라고요.
사실 발전소가 정말 위험한가, 데이터가 뭐냐, 그런 논쟁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냥 불안하다’는 감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유인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함께 외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숨 쉬는 곳만큼은 안전하게 지켜달라”고요.
입주자대표회의, 커뮤니티, 학부모 모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관심' 한 줄기만으로도, 이 움직임은 더 멀리 갈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네. 현재 계획대로라면 초등학교에서 직선 거리로 약 80m 떨어진 위치에 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는 학부모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아이들의 건강과 정서에 미칠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열병합발전소는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음, 진동, 유해가스, 공사 차량, 시각적 위압감 등 주변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특히 주거밀집지역과 학교 인근엔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환경영향평가 등 주요 절차가 남아 있으며, 주민들의 집단 반대 의사 표명은 정책 변화의 큰 동력이 될 수 있어요.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 반발로 계획이 철회된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당연합니다. 한 지역에서 시작된 에너지 개발 방식과 절차는 전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동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동네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걱정 없는 동네,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동탄 발전소 건립 논란은 단순한 '입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 질문 앞에, 부모 된 우리는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에 공사 차량 대신 꽃길을 걸을 수 있게, 창밖에 굴뚝 대신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우리는 지금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모이면, 진짜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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